freshworks wrote:
2.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
유럽이나 미국같은 경우 타이포그래피의 역사가 오래됨에 따라 글꼴의 중요성을 깊게 인지하고 계속 연구, 개발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만, 국내는 한글 그 자체의 역사가 짧은 점 보다도 개인 혹은 기업을 통해서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입니다.
한글은 라틴/키릴/그리스 글자와 달리 모아 쓰기를 하므로, 그를 위한 글꼴 개발이 매우 힘든 일이므로 (한글이 '정보화'에 유리하지
않은 점 가운데 하나. 활자 개발의 어려움 때문에 19세기 말이나 20세기 초, 심지어 20세기 중반까지도 한국어 학자들 사이에 풀어 쓰기로 전환하자는 논의가 있었지요.), 단순히 민간 부문에 맡겨둘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서나 공유할 수 있는 미려한 본문용 글꼴 (쓸데 없는 장식용 글꼴만 수백 가지씩 만들어 보았자 소용도 없습니다.) 개발을 위해서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과거에 문화부 글꼴을 내놓았지만 (Adobe에서 ps outline을 가지는 opentype 글꼴로 포장해 놓은 것도 있습니다), 현대 한국어 음절조차도 다 담고 있지 않아서 쓰기에 제약이 따릅니다. 어쨌든, 라틴 글자를 위한 다양한 본문 서체를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듭니다.
3. sIFR vs. 웹 폰트
확실한 대안은 아닐뿐더러, 한글은 자소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거의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IE에서 비표준으로 작동하는 일명 웹 폰트라는 것 또한 대안이 아닐테구요.
'자소'는 음절을 말씀하신 것이겠지요? 현대 한국어 표기에 쓰이는 자모는 어떻게 세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24자(=14+10. 혹은 19+21+27) 밖에 안 되잖아요?
참, 웹 폰트에 대해서 비표준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웹 폰트 지정 문법은 CSS에 있습니다. 단, 그 글꼴의 형식에 대해 CSS가 규정할 수도 없고, 규정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Netscape 4.x 시절에는 어느 유명한 글꼴 회사(갑자기 그 회사 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군요)에서 개발한 웹 글꼴 형식을 지원하기도 했지요. 오픈 소스로 바뀌면서 더 이상 그 기술을 쓰지 않게 되었지만요.
지원해야 할 글자 수가 굉장히 많은 경우에도 IE의 웹 글꼴을 쓸 수 있느냐? 제가 그 얘기를 꺼냈을 때에는 아마도 'subsetting'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아직도 확인해 보지 않아서 모릅니다), 크기 문제를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웹 디자이너들이 필요한 글자들만 손으로 직접 디자인한다고 잘못 생각했습니다. 그냥 자신들이 가진 기존의 - 더 예뻐 보이는 - 글꼴로 포토샵 등에서 텍스트를 삽입한 후에 처리한다고 생각하지 못 하고요. 직접 디자인한 것이라면 그 글자들만 포함하는 작은 웹 글꼴 - 글꼴 인코딩은 기존 글꼴과 같은 방식이지만, 모두 다 채워지지 않은 -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석님이 말씀하신 라이선스 문제도 생각하지 않았고요.
4. Anti-alias
미적인 부분을 위해서 포토샵에서 상업용 글꼴로 Anti-alias가 적용된 이미지를 만들지 않는 이상 더 좋은 방법은 현재로선 없습니다. 하지만, Mac OS X나 Linux의 경우 Anti-alias를 사용자가 설정, 해제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하는데, Anti-alias된 글꼴 이미지를 제공하기 보다는 OS 자체에서 렌더링해서 보여주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윈도즈의
Cleartype이라는 기능을 통해서 Anti-alias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만, 한글 글꼴들은 특정 크기에서 비트맵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그림의 떡입니다.
이거 재미 있네요. 작은 크기에 비트맵을 넣어 놓은 까닭은 (또, 은 글꼴에 비트맵을 넣자는 논의가 나오는 까닭은) 'anti-aliasing' 결과보다 비트맵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anti-aliasing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비트맵의 '깨끗한'(? 날선?) 모습을 더 좋아하는 사람(아마도 웹 디자이너과는 다른 '심미안'을 가진)도 많답니다.
디자이너는 이미지를 많이 사용할 수록 대량의 트래픽이 발생되며 이는 곧 막대한 비용의 증가와 개발, 유지, 보수의 불편함으로 이어지게 됨을 인식해야 합니다.
한국 디자이너들은 오타 하나 고치기 위해서 무거운 포토샵을 열어서 이미지를 다시 수정해서 FTP로 올리는 이런 번거로움에 익숙한 나머지 해외 디자이너들에 비해서 몇배의 수고와 시간낭비를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제가 잊고 있었던 보수/유지 비용 문제를 잘 제기해 주셨네요. 요새 결혼도 늦게 하고, 아이도 잘 안 낳는데, 한 20년 쯤 지나면 인력난이 생겨서 저런 힘들고 짜증 나는 일을 할 사람이 줄어들 테니 상황이 바뀔지도 모르겠군요
'그림 글씨'의 또다른 문제는 낮은 인쇄 품질이라고 봅니다. 워낙 작게 그려 놓아서 - 어지간히 크게 그리지 않으면 어차피 인쇄 품질이 낮겠지만 - 인쇄 후에 거의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품질이 낮습니다. 그다지 인쇄할 일이 없으리라고 여겨서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만, 문제는 문제입니다.
* 완전히 다른 얘기: 왜 아직도 ftp(아무리 제한된 영역에서만 쓴다고 해도)를 쓸까요? Windows XP가 ftp는 리모트 마운트를 해 주지만, sftp(최근 리눅스 데스크탑은 해 줌)는 안 해 주어서?
* 현석님이 물으신 문화적 차이 (객관성을 결여한 주관적이고 제한된 경험에 의거해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위험이 높은 줄 알면서 하는 얘기임) : 별거 아니라고 일단 서두에 말씀을 드리고 시작합니다.
한국인은 '음주 가무'를 즐기는 민족이어서 그런지 웹이든 아니든 일단 '예쁜' 것을 ('내용물이나 정보 전달 방법의 효율성'을 경우에 따라서 희생?하면서까지) 찾는 경향이 북미나 유럽보다 높은 것 같습니다. 똑같은 정보를 전달할 때에도 북미인들이 (계층적인) 목록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곳에 한국인들은 '표'를 선호하는 것 같고요. 또, 표를 그릴 때에도 모든 칸에 칸막이를 하는 게 한국인이라면, 그네들은 아무 칸막이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헤더 칸 아래에 밑줄 하나 긋는 정도나 각 줄 아래에 줄 긋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도 많지요. 이런 것을 가지고 '민족성'을 얘기한다면 우스운 일이고요. 어쩌면, 문장으로 의사를 표현하는데 덜 익숙해서, 아예 처음부터 잘 압축된 표 형태의 표현 양식을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컴퓨터와 웹의 사용/전파/보급의 역사, 고속 인터넷의 보급 정도 등에 따른 차이도 물론 있겠지요. 별건 아닌 얘기이면서 괜히 궁금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